안면도 여행 보고서 / 이영희

이길순 | 기사입력 2013/06/18 [23:35]

안면도 여행 보고서 / 이영희

이길순 | 입력 : 2013/06/18 [23:35]
의사는 굳은 표정으로 검사결과 필림을 바라보다 “임파선으로 전위돼서 6개월 후에 재검 결과를 보고 다시 예기합시다.” 라고 말했다.

이번항암치료로 모든 것이 끝날 걸로 믿었던 난 천둥소리를 들었고 그다음은 기억이 없다. 가족들에겐 괜찮다고 웃으며 말했지만 며칠 동안 내정신이 아니었다.

난 비상구가 필요했다. 여행하고 싶었으나 이런 기분으로 혼자여행은 무리였고 죽음의 손짓을 뿌리치지 못할 것 같아, 우연히 마주한 친구들과의 번개공지는 내겐 한줄기 빛이었다.

무조건 참석의사를 말하고 토끼방 동갑내기들의 앨범을 보고 또 보고 노심초사하다, 부딪치기로 결심하고 준비하기로 했다.

 20년 전에 막내딸이 사다준 배낭은 있으니 등산복을 준비해야겠다. 그러나 한번 사본적도 관심조차 없었던 터라 심히 난감 했지만 그냥 적당히 내가 좋아하는 색의 윗도리를 사서 혼자 거울 앞에서 패션쇼를 하고 있는 내 모습에서 절망보다 설렘을 볼 수 있음이 경이로웠다.

동갑내기 토끼 카페 방에 들어가 매일매일 댓글로 인사도 나누고 친구<?>들을 빨리 만나고픈 조급함이 어느새 절망 아닌 기다림으로 변한 나를 만날 수 있었다.

출발 전 날 거의 뜬눈으로 밤을 보내고 다행히 보이는 부분은 붓기가 빠짐을 감사하며
홍성 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중간에 댓글로 관심을 보여주었던 녹원이 전화는 초조한 내 마음을 진정시켜주었고 30분 일찍 도착했는데 거의 다 왔다는 소식은 실로 오랜만에 느껴지는 감정의 감성의 달콤함을 경험하게 했다. 나는 속으로 다짐했다. “그래 사람들이 실망스러워도 이 기분을 느꼈다면 충분해”라고...

콩닥거리는 맘으로 차가 정차하고 있다는 곳으로 뛰어갔다. 나와서 기다리시는 방장친구와 인사를 나누고 대충 꾸벅하고 식당으로 향했다.

진수랑 성찬이가 만난 상 앞에서 정식으로 인사를 나누었으나 왠지 거북스러웠다. 자동차를 타고 안면도를 향하면서 배려하려고 노력하는 그들의 마음이 가슴으로 전달됐지만 선 듯 받아들이기가 그랬다.

안면도! 내 첫사랑의 추억이 고스란히 간직된 그곳을 혼자 느끼고 싶어서 평상에 누어 쭉쭉 뻗어난 소나무를 바라보는데, 코끝으로 느껴지는 소나무향은 폐부 깊숙이 행복함을 안겨주었다.

저 만치 가 있던 그들이 돌아오면서 방장친구가 함께 할 것을 권하는데 거절 할 수 없어 함께 걸으며 정말 싫어하는 사진도 여러 번 찍었다.

사진 찍을 때도 배려하는 맘들이 예뻤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곳의 붓기는 다리에 쇳덩이를 매단 양 무겁고 비틀 거리게 해서 사람들이 눈치 챌까 조심스러웠다. 내려 올 땐 그래서 먼저 내려와 기다리니 맘이 편했으나 눈치가보였다.

 이어서 어시장에 들려 횟감과 매운탕거리를 사고 어시장을 구경하고 예약된 폔션을 향했다.

남자여자숙소에서 짐을 풀고 저녁은 이곳에서 해먹는다는데, 20여명의 식사는 누가준비하나? 걱정스러운데 모두 천하태평!

더 웃기는 것은 호랑이 같이 생긴 방장님이 주방을 떡 버티고 있는 거였다. 오히려 내가 서있는 게 불편해보여 여자숙소에 가서 누어서 쉬었지만 10인분도 안 되는 횟감과 매운탕이니 나는 굶기로 했다.

 그런데 자꾸 나와서 먹으라고 해서 그냥 앉아 있으려고 나갔더니 우렁각시가 왔다갔나 ?

숯불에 갈비랑 주물럭이 맛있게 익고 있고, 웬 진수성찬? 난 입이 딱 벌어지는 것을 다물지 못했다.

오히려 회 접시가 왜소해 보였다. 몇 명의 친구가 십시일반 찬을 거들었고 방장친구의 사모의 속 깊은 배려와 보이는 모습하고는 반대로 방장님의 사랑의 결과물임을 알고는 코끝이 찡해짐이 느껴졌다.

 이런 사람들이라면 경계심을 가진 내가 창피했다. 난 기쁜 맘으로 친구들의 사랑을 맛있게 먹었다. 아직도 아무 맛을 느낄 수는 없지만 혀가 아닌 가슴으로 느끼면서, 방장님이 마치 엄마처럼 밥과 매운탕을 만들어 내오는데 진심으로 베푸는 자의 행복한 미소는 평생 기억될 것 같았다.

그 카리스마는 어디로 가고 저런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 내일아침은 북어 국을 만들어 주신단다. 9만원회비로 누가 이렇게 1박2일을 즐길 수 있단 말인가?

 맛난 만찬을 마치고 바닷가로 나갔다. 방장친구는 선생님 우린 초등학생 한줄 로 서서 폭죽을 하나씩 받고 세 명씩 나가 청룡이가 부쳐주는 불을 시작으로 팡팡! 온 하늘을 수놓는 폭죽의 짜릿한 감동은 서툰 내 글 솜씨로는 턱없이 부족함을 전하고 싶다.

내일 비가 오려는지 하늘엔 별이 보이지 않았지만 친구들 가슴에서 빛나는 별빛은 어느 때 보다 반짝거렸다

우리는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둥글게 원을 만들어 빙빙 돌면서 노사연이 부른 노래, 만남을 열창했다. 어느새 난 그들의 집합 속에 들어가 있었다. 바닷가의 운동 후 2차 만찬은 도저히 참석할 수 없어 우리 예쁜 녹원이가 변명해 줄줄 믿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눕자마자 밀려오는 고통...... 순간순간 내 건강을 염려하는 돼지랑 녹원 이에게 실망시키지 말기 위해서라도 정신 차려야지......

밤부터 비가 내렸다. 그래도 호랑이 방장친구는 예외가 없다니 누군가의 기상알람에 맞춰 꽃단장하고 아침산책 준비 끝! 역시나 7시에 출발명령 몽산포바닷길을 산책하는데, 오늘이 빼빼로 데이라고 마음 넉넉한 하늘 새가 손수 만든 예쁜 과자를 모두에게 선물했다,

산책하고 돌아오니 어느새 한세 표 북어해장국이 준비되었다. 한센 잠도 안 자나보다.
방장친구 한세는 바쁘다 바뻐, 운전 하랴 리더 하랴 밥 해 먹일랴 좋은 곳 안내하랴 그래서 우린 즐거운 아기 새들로 돌아갔다.

식사 후 모든 설거지는 착한 은옥이 몫이었다. 당연하듯 그 많은 설거지하는 뒷모습이 너무 예뻐 안아주고 싶었다. 뒷정리는 또 한세 몫 왜 토방이 잘되는지 모두는 알 것이다. 돼지는 아름다운모습만큼이나 모든 친구들을 이해시키고 살림을 꾸려간다.

다행히 비는 그쳤는데 날씨가 화가 났다. 춥고 바람 불고 그냥 방에서 뒹굴다 점심 먹고 출발하고 싶은데 호랑이친구인 방장 한세는 용납이 안 된다.

우린 계획을 조금수정해서 동백 정으로 갔다. 바다가 화내는 모습도 장관 이었다. 홍성 전통시장 가는 길, 나도 무언가 친구들에게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진한농담의 중심에서기로 맘먹고 생전처음으로 가운데서는 망가짐을 자처했더니 친구들이 즐거워했다. 창피했지만 조금이라도 친구들을 즐겁게 해준 것 같아 기뻤다

친구들아! 다음엔 건강해져서 나도 조금이라도 보답 할게! 운전하느라 고생한 좌청룡아! 너무너무 수고 했어!

대전 오는 버스 안 벌써 그리워지는 친구들의 모습을 하나하나 떠올리며 행복한 기억에 나를 맡겨 본다. 

          
2012년11월11일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포토뉴스
금강애기나리
1/3
광고
광고
문학 많이 본 기사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