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제작소 김제선소장의 희망편지 #29

핀란드에서 발견한 지역혁신

이길순 | 기사입력 2019/11/21 [21:34]

희망제작소 김제선소장의 희망편지 #29

핀란드에서 발견한 지역혁신

이길순 | 입력 : 2019/11/21 [21:34]

 안녕하세요열한 번째 희망편지를 드립니다.

오늘은 지역혁신에 대한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지역혁신정책’이라는 말을  들으면 무엇이 떠오르나요지역혁신정책은 한 지역 내에서 새롭고 경제적으로 유용한 지식의 창출·확산·활용을 촉진하려는 정책으로 지역의 산업경제 활동 촉진 및 소득증가를 목표로 합니다기술혁신에 기초한 산업혁신과 클러스터 조성이 주된 정책 수단입니다.
 

얼마 전 국무총리실 시민사회단체해외연수단과 함께 둘러본 핀란드는 달랐습니다어느 대학의 강의실에 갔더니 교도소 수감될 때 찍는 사진들이 걸려 있었습니다건장한 체격의 온몸에 문신이 가득한 여섯 명의 모습은 예사롭지 않았습니다청소년 때부터 약물 중독에 빠져 복역 중인 사람, 10년 넘게 복역 중인 사람들입니다. 이들의 사진이 강의실에 걸려있는 이유는 무얼까요약물중독 경험자가 약물중독을 예방할 뿐 아니라 벗어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자질을 갖췄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해당 사진은 핀란드 라우레아응용과학대학교(Laurea)의 리빙랩(Living Lab) 수업에서 쓰이고 있었습니다라우레아대학교는 유럽연합(EU)의 사회혁신실험지원프로그램에 재소자의 재활을 지원하는 리빙랩을 신청했고재소자들도 대학을 오가며 이론 및 실습에 참여하고 있습니다다양한 현장 활동을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주체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라우레아대학교는 95%의 취업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재학생은 평균적으로 40여 개 기관단체기업과 공동작업을 경험합니다이 대학은 지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실험하는 학생이에 협력하는 사회의 힘으로 지역혁신을 일구고 있습니다
 
대학의 운영도 리빙랩 형태로 이뤄지고 있습니다지역의 자치정부가 이사회를 구성할 뿐 아니라 다양한 자문위원회를 통해 해결해야 할 지역 문제를 선정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습니다국가에서 대학운영에 필요한 재정의 상당 부분을 부담하는 대신 운영은 지역사회에서 책임지는 시스템입니다.
 
이처럼 대학이 주체가 되어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한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이동섭 핀란드 탐페레대학교(University of Tampere) 교육대학원 연구원에 따르면 기업이 제품 및 서비스 개발에 전념하면 공공기관은 공동체의 가치 및 목표에 따라 시의회의 정치적 의제들을 실현할 수 있는 재원을 투자합니다
 
또 대학 및 관련 연구기관은 지역주민에게 평생교육 차원에서 전문지식을 제공하며 지식기술의 저변을 확장하는 데 일조합니다시민과 소비자를 대변하는 사용자는 일상적으로 제품 및 서비스 개발에 공동참여해 아이디어를 제공함으로써 오케스트라와 같은 '리빙랩'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핀란드 헬싱키에 있는 오디 헬싱키 중앙도서관도 혁신의 상징입니다평범한 도서관처럼 보이지만 시민의 거실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을 정도로 시민 누구나 모여 토론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도서관의 외관은 나무배 위로 거대한 파도가 넘실대는 듯한 곡선미가 돋보였습니다. 지역 철강 및 콘크리트 회사와 협업해 탄소를 잘 저장하는 목재를 사용했습니다
 
도서관 내부를 둘러보니 개방적이고유연한 공간이었습니다누구나 쉽게 책을 꺼내 읽을 수 있는 공간일반 서가와 어린이 서가를 구분하지 않은 공간뿐 아니라 3D 프린터와 같은 장비를 갖춘 공간도 마련돼 있었습니다시민의 수요에 따라 도서관 공간을 구성해 지식을 공유하고창조하는 협업공간으로 거듭난 셈입니다. 
 
실험하고 혁신하는 국가로 주목받는 핀란드를 둘러본 뒤우리나라의 지역혁신을 떠올렸습니다날이 갈수록 우리 사회가 부딪힌 문제들은 산업혁신체제로만 해결될 수 없습니다저출산고령화에너지 전환신기술 확산과 일자리 불안양극화 등 사회적 난제는 산업혁신의 방향으로만 풀 수 없습니다.
 
지역의 산업혁신은 지역의 사회혁신으로 전환돼야 합니다시민이 문제해결의 주체로 나서야 합니다정책 결정은 시민이 참여하는 폴리시랩으로 운영하고대안 모색은 시민이 참여하는 리빙랩을 통해 찾아야 합니다지역사회의 문제를 시민 주도로 해결하고다양한 주체가 유기적으로 협력체제를 만드는 과정을 희망제작소도 고민하겠습니다시민주권을 기반으로 기업대학자치정부와 함께 찾아가겠습니다.
 
지난 후원의 밤에 보내주신 따듯한 응원을 잊지 않겠습니다.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내내 강건하시길 빕니다.
늘 고맙습니다.
 
희망제작소 소장
김제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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